보이넥스트도어 리우 운학 태산 인터뷰
리우
글로는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데 말로는 힘든 이유가 있을까요?
리우: 어렸을 때부터 다른 사람의 시선을 많이 의식했던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이 저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할까?’, ‘내가 이 말을 했을 때 어떤 생각을 할까?’에 대한 고민들을 되게 많이 했어요. 이 일을 하면서 그런 부분들이 많이 줄어든 건데, 아무래도 그런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무대 위에서만큼은 그런 시선이 괜찮은 건가요?
리우: 무대 위에서만큼은 확신을 갖고 하는 것 같아요. 춤을 춘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무대 위에서도 시선을 의식했어요. 사람들이 이걸 어떻게 바라볼까란 생각도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무대 위에서는 그런 걱정은 다 없어진 것 같아요.
연습할 때는 멤버들하고 어떻게 이야기를 하는 편인가요? 퍼포먼스 연습은 리우 씨가 많은 의견을 낼 텐데요.
리우: 연습생 때부터 제가 좀 더 주도해서 춤을 많이 맞춰왔어요. 그러다 보니까 멤버들도 퍼포먼스 디렉터 선생님들도 되게 믿고 맡겨주시는 것 같아요. 안무를 소화할 때 일단 배우면서 선생님들과 어느 정도의 합의점을 찾고 디테일을 정한 다음 동작이나 동선이 수정되기도 하거든요. 저희 노래가 저희가 하고 싶은 말들을 담고 있다 보니까 거기에 맞춘 제스처로 바꾸거나 하는 부분들을 얘기하기도 하고요.
춤에 관해 본인 입장이 분명할 텐데, 의견이 서로 다를 때 어떻게 조율하나요?
리우: 제가 의견을 낼 때는 스스로 많이 고민하고 다른 사람들을 설득할 만한 이유까지 항상 준비해요. 그런데도 반대한다고 하면 금방 빠르게 포기해요.(웃음) 스케줄을 소화하다 보면 서로 예민할 때도 있으니까 사소한 이야기들로 부딪히는 건 그냥 넘어가게 되더라고요. 다만 춤에 대한 건 그래도 짚고 넘어가야 되겠다 싶을 때는 목소리를 내고요.
이번에도 좀 많이 짚고 넘어가셨나요?(웃음)
리우: 이번에요? 이번에 10개 중에 한 5개 한 것 같아요. 저 5개는 참았거든요.(웃음)
그만큼 춤으로 보여주고 싶은 게 많을 텐데, 특히 뭘 보여주고 싶어요?
리우: 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상상해봤을 법한 무대를 하고 싶어요. 예를 들어 춤추는 사람이라면 마이클 잭슨을 안 좋아할 수 없으니까 관련된 춤을 춘다든가 하는 걸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태산
최근 ‘새로운 취미 찾기 VLOG’ 영상에서 서핑에 도전하기도 했어요.
태산: 어렸을 때부터 물에서 하는 스포츠를 정말 좋아하다 보니 나중에 서핑을 꼭 한 번 해보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어요. 제가 유독 물을 좋아하게 된 건 어릴 때 목욕탕을 자주 갔던 기억 때문인 것 같아요. ‘아빠랑 일주일에 한 번 함께 목욕탕 가기’라는 규칙이 있었거든요. 한 5살 때부터 냉탕에서 놀면서 자연스럽게 물이랑 많이 친해졌어요. 수영을 독학했다고 했는데, 사실 목욕탕에서 독학한 거죠.(웃음)
서핑을 배울 때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될 때까지 도전하시더라고요. 하나에 몰입하면 계속 하는 편인가요?
태산: 네. 저는 무조건 제가 만족할 때까지 해야 하는 성격이에요. 곡 작업을 할 때도 오늘 이 정도 양은 끝내겠다고 목표를 정하면 몇 시간이 걸리든 그 목표는 무조건 달성하고 퇴근해요.
활동하면서 힘든 순간들을 버티게 하는 태산 씨의 원동력이 궁금해요.
태산: 원도어요. 원더, 한문, 원더요미, 원도아 애칭도 많아요.(웃음) 곧 첫 팬 미팅인데, 만나면 정말 벅차오르는 감정이 크게 들 것 같아요. 저희 응원봉이 만들어졌는데, 응원봉 불빛으로 그 공간을 다 꽉 채워주실 생각을 하니 기대가 돼요. 팬분들 취향에 따라, 각자 제일 좋아하는 멤버 특성을 살려서 응원봉을 꾸며주시는 분들도 엄청 많더라고요. 또 팬 송인 ‘400 Years’를 정말 원도어들로만 가득한 공간에서 불러보고 싶기도 해요.
‘400 Years’가 “400년 동안 사랑해봅시다.”라는 태산 씨의 말로 시작된 곡이잖아요. ‘영원’이란 말을 ‘400년’으로 대신했는데, 만약 세상에 ‘사랑해’라는 말이 없어진다면 어떤 말로 대신할 수 있을까요?
태산: “행복해.”로 하겠습니다. 사람이 다른 사람의 행복을 바란다는 건 정말 정말 마음에 많이 담아두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해요.
컴백 쇼에서 “저보다 더 행복하세요.”라는 말도 했어요. 나보다 더한 행복을 누군가에게 힘껏 빌어준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요.
태산: 그냥 정말로 저보다 더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한 말이에요. 원도어가 제 행복을 만들어주니까요. 제 행복을 만들어주는 팬분들께 제가 더 큰 행복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커요.
운학
이번 앨범에서 신곡 6곡 중 5곡의 크레딧에 올라갔죠. 그렇게 작업에 몰두했기 때문일까요?
운학: 앨범 작업 과정은 매번 달라져요. 이번에 톱라인은 작업실에서 송캠프처럼 다 같이 작업했고, 가사 작업은 각자 감성이 다르다 보니까 그걸 살리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따로 썼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가사는 ‘So let’s go see the stars’에 “어 뭐야 마이크 켜져 있었네”인데 마이크 켜져 있는 줄 모르고 상대한테 ‘너한테 지금 말하고 싶다.’, ‘너밖에 없다.’라고 소리치고 있었는데 “뭐야 마이크가 켜져 있었네” 하고 바로 전조가 바뀌면서 빵 터지는 부분이거든요. 그런데 사실 그 가사를 쓰려고 쓴 게 아니라 송캠프를 하면서 다이내믹 마이크로 노래 부르다가 그냥 “뭐야 마이크 켜져 있었네” 하고 녹음했던 게 그 곡에 들어갔어요.
우연의 순간이 가사에 녹아든 거군요.
운학: ‘l i f e i s c o o l’에서도 “샴페인 말고 다 탄산으로 바꿔” 부분에서 저 샴페인이 탄산인 줄 몰랐어요!(웃음) 샴페인이 와인 같은 술인 줄 알고 콜라랑 사이다로 바꾸라는 말이었는데 지코 PD님이 가사를 보시고 “샴페인도 탄산인데 탄산이 또 나오는 건 이상하지 않아?”라고 하셔서 그때 “탄산이었어요?!”라고 했었어요. 가사를 바꿀 뻔했다가 그 의도가 너무 웃겨서 그대로 썼어요.
연습하면서 춤이 너무 미웠는데 그래도 계속 췄던 적도 있잖아요. 그 수많은 실패나 두려움 속에서 포기하고 싶진 않았어요?
운학: 포기는 애초에 없었어요. 그냥 배제 대상. ‘이미 시작했는데 왜 포기를 하지?’, ‘이미 나는 강을 건넜는데. 내가 잘하는 분야에서 포기를 하면 도대체 어떤 걸 해야 하지? 다시 돌아가도 다른 친구들보다 뒤처질 텐데 어떤 걸 할 거라고 포기를 하지?’라는 마인드여서 중간에 진짜 힘들었던 적은 있어도 회사를 나가고 싶다거나 포기하고 싶다라는 마음은 절대 한 번도 든 적 없어요. 시작했을 때부터 오직 데뷔의 꿈 하나였어요. 춤도 진짜 추기 싫었는데 이겨낼 수 이유는 그냥 포기라는 단어를 배제하고 형들이랑 한 팀이 되기 위해 계속 뭔가를 하려는 제가 있었기 때문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를 잡아줬던 형들이 있었기에 끝까지 할 수 있었어요.
형들이 고맙겠네요. “솔직한데 감사함을 잊지 말자.”고 했던 만큼 그 감사함을 표현했을까요?
운학: 최근에 형들이 자꾸 장난을 쳐서 고맙다는 표현을 할 일이 없었어요.(웃음) 형들 이상해요. 반말하라고 해서 반말 썼더니 쓰지 말래요. 그런데 어떻게 안 써요? 그건 불가능하죠. 그래서 “싫은데요!” 하고 반말이 80%인 반존대 쓰면서 친구처럼 지내고 있어요. 형들 진짜 ‘초딩’처럼 노는 게 물 뿌리고, 화장실에서 샤워하고 있으면 밖에서 불 끈 다음에 공포 영화 귀신 소리 틀고 막 ‘따닥따닥따닥’해요. 그리고 갑자기 등교해야 된다고 일어나래요. 그래서 일어났더니 새벽 2시인 거예요. 진짜 유치하게!(웃음) 억울한 게 저는 굳이 장난을 먼저 치진 않는데 형들이 하도 장난을 많이 치면 반격을 하거든요? 근데 그런게 잘 안 먹혀요. 장난도 자기만의 노하우가 있어야 하는데 없어서요. 아, 그래도 저는 남들한텐 형들이 착한 형들, 동생한테 누구보다 잘하는 형들로 비춰졌으면 좋겠어요.(웃음)
왜요?(웃음)
운학: 아무래도 계속 같이 살다 보니까 형들이 행복하면 저도 행복하고 형들이 슬프면 저도 슬프고 형들이 힘들면 저도 힘들거든요. 그래서 형들한테 고마워할 건 정말 고마워하되 나중에는 그걸 넘어 항상 도움이 돼주고 싶고 형들이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동생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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